한 달 농성 끝에 나와 보는 다부원은 얇은 가을 구름이 산마루에 뿌러져 있다
피아 공방의 포화가 한 달을 내리 울부짖던 곳
아아 다부원은 이렇게도 대구에서 가까운 자리에 있었고나
조그만 마을하나를 자유의 국토안에 살리기 위해서는
한해살이 푸나무도 온전히 제 목숨을 다 마치지 못했거니
사람들아 묻지를 말아라
이 황폐한 풍경이 무엇 때문의 희생인가를
고객들어 하늘에 외치던 그 자세대로 머리만 남아 있는 군마의 시체
스스로의 뉘우침에 흐느껴 우는 듯
길옆에 쓰러진 괴로군 전사 일찌기 한 하늘 아래 목숨 받아
움직이던 생령들이 이제 싸늘한 가을 바람에 오히려
간고등어 냄새로 썩고 있는 다부원 진실로 운명의 말리암음이 없고
그것을 또한 믿을 수가 없다면 이 가련한 주검에 무슨 안식이 있으냐
살아서 다시보는 다부원은 죽은자도 산자도 다 함께
안주의 집이 없고 바람만 분다